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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 소비자에게 너무 먼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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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 일자
2021/02/22
임팩트
낮음 🚀
출처
📰 기사
분야
💸 경영 & 투자
생각
교토의 전통 시장을 처음 갔을 때, '시장'보다 '관광지'에 가까운 느낌이 들었다. 한국의 전통 시장은 그냥 동네 시장으로 느껴졌고... 시장은 백화점, 대형 마트와 같은 하나의 유통 채널에 불과하다. 하지만, 가격, 품질, 환경 등이 모두 다른 유통 채널보다 낮다. 소비자가 같은 기준으로 시장과 대형 마트를 비교한다면, 당연히 후자로 갈 것이다. 결국, 시장이 다른 유통 채널과 경쟁하기 위해선, 자신만의 새로운 기준을 던져야 한다. 필자는 이를 '관광'에서 찾았다. 시장의 연상 이미지는 가격, 환경 같은 기능적 영역이 아니라, '향수', '전통'과 같은 감정적 영역에 있다. 이는 시장만의 장점인데, 왜 우리의 시장은 자신의 장점을 활용하지 못할까?
물건을 갖게 되지만 치른 값은 개념적 숫자일 뿐이다. 지불수단의 발전이 시사하는 바는 명확하다. 지불수단은 편의성이 핵심이다.
이것은 소비자가 어떤 유통 채널을 접하더라도 제품, 결제수단, 공간을 기본 카테고리로 설정하고 세부 사항을 살핀다는 뜻이다.
가격만이 백화점, 대형마트를 근소하게 앞서고 있을 뿐 나머지 모든 항목은 민망한 수준이다. 소비자들은 품질 좋고 가격이 싼 물건이 아니라 그냥 가격만 싼 물건이 재래시장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결제 수단 다양성이 매우 낮다는 점이다. 이는 원하는 방식으로 편하게 지불하지 못하고 재래시장이 원하는 방식으로만 지불할 수 있다는 것인데, 짐작하는 대로 재래시장의 지불방식은 여전히 현금이 압도적이다.
결제 수단 외에 불만으로는 주차시설, 교환환불 불가와 품질 불량과 같은 제품의 문제, 고객 응대 태도 불량 등으로 나타났다. 2020년 조사 결과를 보면 환경, 공간에 대한 불만이 아주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지금부터 신용카드를 받는다고 재래시장이 너무 좋다고 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대부분의 소비자는 이제 좀 정상이라고 할 것이다.
그럼 사라지는 것 외에 방법이 없을까? 이에 대한 답 역시 소비자들이 주고 있다. 바로 관광 상품이다. 재래시장의 연상 이미지에 유통채널로서의 기능적 인식은 저렴한 가격, 좋지 않은 위생 두 가지 외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그 외의 이미지들은 대부분 감성적이고 피상적인 것으로 재미, 추억, 정 등과 같은 단어는 향수를 이용한 마케팅에서 사용되는 감성적 혜택일 뿐이다.
그렇다면 좋은 관광지의 조건은 무엇일까? 분석할 필요 없이, 어떤 곳에 여행 갔을 때 좋았는지를 떠올려 보면 된다. 고유의 콘텐츠가 있어 재미있고, 이용하기 편리하고 깨끗하며, 돈 쓰는 데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바가지 쓰지도 않는 곳이 대체로 좋은 곳이다. 콘텐츠가 강력하거나 재미있다면 가격은 문제가 되지 않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