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 경쟁력은 대도시를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와 다른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서울은 살기 좋은 도시가 아니다. 그래서 모범이 되지 못한다. 아파트나 상업 건물도 서울과 비슷하게 짓고 이런 조형물까지 가져다 놓으면 지방의 특색은 사라진다.
우리나라의 지방에는 그 나름의 경관이 있다. 도시와는 지형이 다르고 소리도 다르고 냄새도 다르다. 한적함을 느끼는 것도 도시를 벗어나는 특혜고 지방이 가진 장점이다. 사과가 유명한 마을이라면 조형물이 아니라 사과나무를 보면 된다. 요란한 간판이 없어도 맛집은 다 찾아간다. 논두렁에 앉아 있는 백로(白鷺)까지는 아니더라도, 시골에서 보고 싶은 건 마을을 돌아다니는 닭이지 닭 간판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