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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배의 공간과 스타일] [78] 테마파크가 되어 가는 국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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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 일자
2021/04/15
임팩트
높음 🚀 🚀 🚀
출처
🖥️ 블로그
분야
🎉 마케팅
💡 영감
생각
내가 국내 여행을 싫어한 가장 큰 이유는, 지역의 특색을 전혀 살리지 못한 체 어디서나 똑같이 볼 수 있는 모습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여행을 가는 이유는, 일상과 전혀 다른 새로운 것을 보기 위함이다. 여행지에서도 일상과 똑같은 모습을 보게 된다면, 갈 필요가 없다. 지방은 대도시가 할 수 없는 것으로, 대도시와 경쟁해야 한다. 대도시가 하는 것을 그대로 가져와, 대도시와 경쟁하는 것만큼 멍청한 게 있을까?
지방의 경쟁력은 대도시를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와 다른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서울은 살기 좋은 도시가 아니다. 그래서 모범이 되지 못한다. 아파트나 상업 건물도 서울과 비슷하게 짓고 이런 조형물까지 가져다 놓으면 지방의 특색은 사라진다.
우리나라의 지방에는 그 나름의 경관이 있다. 도시와는 지형이 다르고 소리도 다르고 냄새도 다르다. 한적함을 느끼는 것도 도시를 벗어나는 특혜고 지방이 가진 장점이다. 사과가 유명한 마을이라면 조형물이 아니라 사과나무를 보면 된다. 요란한 간판이 없어도 맛집은 다 찾아간다. 논두렁에 앉아 있는 백로(白鷺)까지는 아니더라도, 시골에서 보고 싶은 건 마을을 돌아다니는 닭이지 닭 간판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