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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셀처는 어떻게 맥주를 제치고 미국을 사로잡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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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 일자
2020/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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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하드셀처를 사는 이유는 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을 사기 위함이다.
하드셀처라는, 우리에게는 이름조차 생소한 ‘알콜과 향이 함유된 탄산수(…)’는 지난해 미국 주류시장의 떠오르는 신인이었다. 2019년에 팔린 하드셀처는 약 34억 달러 정도. 전년도에 비해 226.4%가 증가한 판매량으로(같은 기간 미국의 맥주 판매량은 1% 미만 증가했다) 모든 주류회사가 하드셀처를 고민하게 만들었다.
아무리 맛있는 음료도 때를 잘못 만나면 재고가 될 뿐이다. 하드셀처의 시작은 1993년 쿠어스에서 만든 ‘지마(ZIMA)’를 들 수 있다. 알콜도수가 낮은 탄산음료로 과일향 등을 첨가해 부담을 줄인 제품이다. 쿠어스에서는 이 야심작에 5,000만 달러를 들여 마케팅을 진행했으나, 돌아오는 대답은 ‘가짜 술’이었다. 결국 지마는 조롱을 받다가 2008년도에 단종이 되었다(허나 일본에서는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듯하다).
시간이 흘러 2013년에도 ‘스파이크드 셀처(Spiked Seltzer)’라는 하드 셀처가 출시되기도 했다. 옛날에 있었던 지마나 오늘날의 하드셀처들과 큰 차이는 없지만, 시장의 반응은 미미했다.
그러다 2016년 무렵부터 ‘하드셀처’가 마트의 카트, 인터넷의 해시태그를 점령하기 시작했다.
하드셀처의 뜬금없는(?) 열풍의 주인공은 미국의 2030대였다. 그들이 술을 선택하는 이유가 달랐기 때문이다. 인터뷰에 따르면 그들이 하드셀처를 고르는 기준은 일단 ‘칼로리가 낮아서(하드셀처는 캔당 90~110칼로리로 기존 맥주의 반절 정도 된다)’였다. 술은 마시지만, 건강은 챙기겠다는 아이러니한 욕심을 채워준다고 할까?
거기에 4~6%의 낮은 알콜도수, 그리고 캔에 들어있어 야외나 실내 등에 들고 다니기의 편리함이 주요 이유로 꼽혔다. 보다 건강과 편리함으로 바뀌고 있는 소비자 트렌드의 교차점에 ‘하드셀처’가 있었다는 뜻이다… 는 알콜러의 개인적인 입장에서 봤을 때는 ‘딱 한 잔만 마실게, 술은 한 잔만 마시면 건강해’같은 이성적인(척) 변명일 뿐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이런 대답을 할 정도로, 하드셀처가 쿨해보이기 때문이 아닐까? 복잡한 풍미를 분석하지 않아도 되고, 가볍고, 맛있다. 심지어 길거리 편의점에서도 쉽게 살 수 있다. 그리고 그 쿨함의 중심에는 ‘화이트클로(White-Claw)’라는 제품이 있다.
이들이 주목한 것은 젊은 느낌의 라이프스타일을 강조하는 것이다. 보통 미국에서 ‘맥주 하면 남성’, ‘와인 하면 여성’ 등으로 카테고리화 되어있는 주류시장에 남녀 관계없이 타겟층을 넓히고, 쿨하고 즐거운 이미지들로 제품을 소개해 화이트클로하면 여름과 젊음을 떠오르게 만들었다. 그래서 나온 말이 ‘화이트 클로 썸머(White-Claw Summer)’다. 여름이면 무조건 화이트클로를 마셔야 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