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네티즌이 CJ제일제당 측에 문의한 결과, 뚜껑은 ‘보관용 덮개가 아닌 충격 완화 용도’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참치 통조림이나 외국에서 팔리는 스팸에는 충격 완화용 뚜껑이 없습니다. 사측은 남은 햄을 보관할 때도 캔이 아닌 별도 밀폐용기를 이용할 것을 권합니다. 쓰담쓰담 등 일부 소비자단체가 CJ제일제당 본사에 통조림 뚜껑을 모아 보내는 ‘스팸 뚜껑은 반납합니다’ 운동을 시작한 이유입니다.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요구에 CJ제일제당이 움직였습니다. 사측은 2020년 추석 선물세트를 시작으로 노란색 플라스틱 뚜껑을 순차적으로 없애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소매점에서 판매하는 낱개 제품에서도 뚜껑을 빼고 팔겠다고 합니다. 통조림 햄을 판매하는 동원F&B와 롯데푸드도 햄 뚜껑 없애기 운동에 동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스팸 뚜껑 이전에도 여러 소비자가 힘을 모아 일회용품 사용 절감을 이끈 사례가 있습니다. 지난 2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쓰레기 없는 세상을 꿈꾸는 방’에서 시작한 빨대 반납 운동이 대표적입니다. 이들은 매일유업 측에 우유나 두유 등 빨대와 함께 나오는 일부 유제품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제품에서 나온 빨대를 모아 손편지와 함께 회사에 부쳤습니다.
답장을 쓴 지 4개월이 지난 6월 중순부터 요구르트 ‘엔요100’을 빨대 없이 생산하고 있습니다. 매일유업 조사 결과 빨대를 없애면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을 44톤가량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매일유업 측은 “빨대를 없앤 뒤 불편을 호소하는 고객이 늘어 매출이 줄어들 우려가 있지만, 친환경 정책 방향성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남양유업도 2022년까지 제품에 딸려 나오는 일회용 빨대를 모두 없애기로 했습니다. 사측은 6월22일 소비자들을 회사에 초대해 플라스틱 빨대 줄이기를 주제로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남양유업은 빨대를 대신할 수 있는 물건과 빨대가 필요 없는 용기 개발 등 연구 전략에 관해 소비자에게 알렸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