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과학자 김상균 교수가 분류한 메타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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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강현실: 현실에 판타지가 섞인 형태. 포켓몬 고같은 AR 게임을 떠올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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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로깅: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같이 삶을 디지털에 기록하는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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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세계: 현실세계는 그대로 있지만 효율이 더해진 형태. 카카오 택시, 에어비앤비, 배달의 민족을 예로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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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세계: 새로운 세계이자 소통과 놀이가 가능한 형태. 주로 게임의 형태를 띤다. 대표적으로 포트 나이트, 마인크래프트, 로블록스 등이 있다.
새로운 현실로 인식되는 가상 공간
국내에는 네이버제트가 서비스하는 아바타 제작 앱 '제페토'가 있다. 제페토는 출시 후 약 1년 6개월 만에 글로벌 누적 가입자 1억 3000만 명을 돌파했다. 해외 이용자 비율이 90%에 달하며 이중 10대 비율이 80%로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해가는 중이다. 앱을 설치하면 전면 카메라를 통해 자신을 닮은 귀엽고 예쁜 3D 아바타를 쉽게 생성할 수 있다.
제페토 속에는 ‘월드’라는 가상공간이 존재하는데 자신을 닮은 아바타로 다양한 곳을 탐험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다른 아바타를 초대하고 새로운 관계를 맺기도 한다. 보다 적극적인 형태의 소셜 네트워크라고 할 수 있다.
월드를 탐험하다 보면 실제 브랜드의 광고를 목격하기도 한다. 제페토를 이용하는 세대는 대형 쇼핑몰이나 백화점에 가는 것이 이전 세대보다 익숙하지 않다. 그만큼 명품 브랜드에 노출되는 빈도도 줄기 마련이다. 따라서 젠지가 애용하는 플랫폼 속에서 명품 브랜드가 노출되는 것은 당장 구매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의미가 있다.
제페토속 사인회는 오프라인처럼 긴 줄을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비록 아바타지만 내가 사랑하는 아이돌과 더 가까이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으로 작용한다.
현실을 담아 낸 가상 공간
지난 미국 대선 당시 조 바이든은 <모여봐요! 동물의 숲>을 활용해 선거운동을 펼쳤다. 바이든 섬의 동물의 숲 접속 코드는 'DA-7286-5710-7478'로 접속하면 선거 캠프를 둘러볼 수 있다. 사무실에는 바이든이 어릴 적 가지고 놀던 장난감 기차와 선거 홍보물 등을 볼 수 있다. 섬에는 바이든이 돌아다니고 있는데 마주치면 자신의 정책을 이야기해준다.
미국 유명 래퍼 트래비스 스콧은 포트 나이트의 '파티 로열 모드(게이머가 전투를 하지 않고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모드)’에서 가상의 콘서트를 열었다. 콘서트가 시작되면 엄청난 크기의 트래비스 스콧이 운석과 함께 등장한다. 게임 속 공연은 다양한 특수효과와 함께 완성도 있는 무대로 200억이라는 큰 수익을 거두었다.
포트 나이트 속 활동이 꼭 상업적 활동만 있는 것은 아니다. 포트 나이트의 새로운 게임 모드인 'Liferun'은 게이머가 생명을 구하는데 도움이 되는 4가지 임무를 완료하는 콘셉트이다. 이는 국제 적십자위원회(ICRC: International committed of the Red Cross)가 주변 전쟁 지역에서 하는 일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 적십자위원회는 이 스토리라인을 이용해 다음 세대에게 잊히지 않고 메시지를 전하고자 포트 나이트 속으로 직접 들어가 버렸다.
게임의 먹거리
이는 현실 속 상품이 게임에 들어간 형태다.
e 스포츠 마케팅 대행사인 레벨 99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James Stedman은 드림캐스트용으로 발매된 농구게임 NBA 2K를 이용하는 사용자들의 성향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그들은 더 실제에 가까운 느낌을 원해요. 그렇기 때문에 게임에 나이키의 Air Jordan이 나오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죠. 오히려 그들이 더 바라지 않겠어요?"
전설적인 게임 제작자 코지마 히데오 감독이 만든 잠입 액션 게임 Death Standing에는 에너지 드링크로 유명한 몬스터가 게임 아이템으로 등장한다. 주인공이 게임 속 몬스터를 마시면 스태미나가 최대 25% 늘어난다. 게임 속 음침한 분위기와 몬스터의 터프한 정체성이 맞아떨어져 강력한 광고효과를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