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는 특히나 ‘커뮤니티’ 영역에서 돋보이는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업계에서 평가 받는다. 그리고 무신사가 커뮤니티를 활성화할 수 있었던 무기는 ‘콘텐츠’다. 패션 이커머스 플랫폼에 재직중인 한 기획 담당 실무자는 “커뮤니티는 쉬워 보이지만, 장기적 관점으로 오랫동안 돈을 못 버는 상황을 인내하면서 충분한 사람을 모은 이후 커머스를 붙여야 성공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이익에 집착하는 유통 대기업들은 쉽게 진입할 수 없는 시장”이라며 “커뮤니티를 구축해서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이 무신사이고, 오늘의집, 화해, 스타일쉐어 같은 스타트업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무신사는 커머스부터 시작한 회사가 아니다. 처음부터 ‘커뮤니티’로 시작했고, 커뮤니티에 ‘콘텐츠’를 붙인 미디어 회사로 발전했다.
무신사닷컴 메인화면에는 ‘상품’이 강조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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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화면 상단 배너에는 <핑크 코디 활용법>, <데님 팬츠의 종류>, <원픽 스니커즈> 같은 패션 콘텐츠가 자리한다. 26일 기준으로 총 9개의 배너가 메인화면 상단에 순차적으로 돌아가는데 그 중 상품판매와 관련된 것은 단 두 개(설날 할인 이벤트 안내, 브랜드 라이브 방송 및 할인 이벤트 안내)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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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화면 우측에는 길거리 패션 스냅샷 콘텐츠가 위치한다. 그나마 상품판매와 관련된 것은 무신사닷컴 메인화면 좌측에 있는 ‘랭킹’인데, 이 또한 패션 트렌드를 알 수 있는 ‘콘텐츠’의 색깔이 강하다.
무신사가 꼽은 첫 번째 성공요인은 ‘인터랙션’, 요컨대 상호작용이다. 무신사는 예부터 커뮤니티 회원간의 친밀한 상호 작용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했다. 클럽파티를 하기도 하고, 게임대회를 열기도 했다. 일례로 무신사 스토어가 아직 등장하지 않은 2008년, 무신사는 뜬금없이(?) 회원들을 대상으로 축구게임 ‘위닝일레븐’ 대회를 열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무신사는 커뮤니티 활성화를 통해서 ‘충성고객’을 얻었다고 자평한다. 무신사라는 플랫폼의 신뢰도가 커뮤니티를 통해 올라갔고, 향후 커머스 플랫폼까지 자연스럽게 고객을 유입하는 지렛대가 됐다.
콘텐츠는 무신사의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는 축이다. 무신사에 콘텐츠를 소비하고자, 커뮤니티를 즐기고자 방문하는 회원수를 늘린다. 실제 2019년 오픈서베이의 조사에 따르면 새로운 트렌드를 보기 위해 무신사를 방문하는 회원이 65%, 특별한 이유 없이 습관적으로 접속하는 회원이 48%를 차지했다. 그러니까 사람들은 딱히 살 게 없는데, 무신사를 들락날락한다. 커뮤니티와 콘텐츠의 힘이다.
별 생각 없이 무신사에 올라온 패션 콘텐츠를 둘러보던 이들 중에는 해당 상품을 구매하고 싶은 이들도 있을 거다. 무신사는 이들을 자연스럽게 무신사 스토어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이 되도록 유도하는 장치를 플랫폼 곳곳에 깔아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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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냅 사진은 쉽게 말해서 일반인의 거리 패션 코디를 실제 촬영 사진으로 보여주는 콘텐츠다. ... 스냅 사진 콘텐츠 하단에는 연관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페이지가 연결된다. 실제 사진에 나온 사람들이 착용한 아이템을 무신사 스토어에서 곧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연결한 것이다. 만약 착용한 아이템이 무신사 스토어에 없다면 유사한 아이템을 추천해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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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킹 서비스’ 또한 소비자 입장에서 현재 유행하는 패션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는 콘텐츠가, 무신사에게는 매출로 연결시킬 수 있는 마중물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