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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리스크 : 어느 창업가의 고백

기간
2023/03/02 → 2023/03/23
분류
경영
한 줄 요약
창업가에게 가장 중요한 숙제는 “투자”가 아닌, “자생력”이다.
저자 및 출판사
김지호, 밤열한시
평가
⭐️⭐️⭐️⭐️
브런치 서평
23.03.02 ( p.1 ~ p.42 )
창업을 장려하는 말 뒤에는 현실의 고통과 고난이 숨겨져 있다. 독이 든 성배. 겉보기에는 아름답고, 마시기 전까지는 독이 든 줄 모른다.
23.03.03 ( p.43 ~ p.74 )
창업이란 "젊으니깐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소중한 젊음을 희생하는 것"이란 관점. 생각이 많아진다.
23.03.06 ( p.74 ~ p.96 )
상황을 해석하는 건 개인이다. 내 눈 앞에 펼쳐진 상황에서 누군가는 “자유롭다”를, 또 다른 누군가는 “자율스럽다”라 말할 수 있다. 상황을 연출하는 사람이 해야 할 일은 그 상황에 자신의 의견을 최대한 녹여내게 만드는 것이다. 결국 상황을 해석하는 게 개인의 몫이라면, 그 해석의 방향을 최대한 의도하는 바 대로 녹여내야 한다. 자율을 추구하는 기업이라면, 자율을 추구하는 상황이 연출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회사의 자율은 자유로 변모해버린다.
23.03.07 ( p.97 ~ p.101 )
과거에는 투자를 받는 것이 곧 성공한 스타트업임을 방증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창업 초기에는 단기간에 투자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면 스타트업이란 환상에 갇힌 게 아닐까 싶다. 투자는 무엇인가 확신이 있는 상태에서 특정한 목적을 빠르게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다. 바꿔 말해, 확신도 없이 떙기는 투자, 목적 없이 받는 투자는 대외적으로 스타트업의 모습을 밝게 비출지언정,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전에 받은 투자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지 못해서, 진짜 기회가 왔을 때 투자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23.03.08 ( p.102 ~ p.116 )
“투자”라는 단어가 연상시키는 이미지는 위험하다. 대중 매체에서 다루는 투자의 모습 때문일까? 대중의 관점에서 투자는 성공의 보증 수표이자, 노력과 투쟁의 결과물로서 누구나 도달하고 싶은 이상향에 가깝다. 하지만, 투자는 현실적이고 잔인하다. 투자를 받는 순간 새로운 이해관계자가 생기며, 더 큰 책임을 안게 된다. 멀리서 봤을 때, 아름답게 비춰진 잔이 알고보니 더럽게 무거워서 드는 것 조차 힘든 느낌이랄까?
투자를 받아서 성장하는 것보다, 자생적 환경을 먼저 구축하는 게 스타트업의 생존에 더 유리하다. 투자는 미래의 비예측적인 결과를 기대하며 버티는 수단으로 선택되지만, 이 결과에 도달하기까지 얼만큼의 시간이 걸릴지 예측 불가다. 그 과정에서 기업이 망할 수도 있다. 반면, 자립적 환경을 먼저 구축해둔다면, 미래의 결과에 도달하기까지 시간은 더 느릴지언정, 그 과정을 견딜 수가 있다. 이를 반증하는 게 작년도부터 이어진 수 많은 스타트업의 파산과 구조 조정이다.
몇 년 전까지 무조건 투자를 받는 게 당연한 사실처럼 여겨졌지만, 이를 선택한 많은 스타트업이 문을 닫는 실정이다. 많은 사람이 답이라고 생각한 게, 알고보니 답이 아니였던 것. 이를 인지하지 못한 건, "투자"라는 단어가 가진 매혹적인 모습 때문은 아닐까?
23.03.09 ( p.117 ~ p.143 )
초기 창업 팀이 가장 많이 겪는 딜레마는 조직 문화와 속도가 아닐까 싶다. 미디어에 나오는 스타트업의 수평적 문화에 흠뻑 빠진 상태에서 많은 사람이 창업을 시작한다. 머리 속에는 팀원 모두가 의견을 어필하고, 빠르게 합의된 결론에 이르며, 이 결론에 기반해 모든 팀원이 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가득하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팀원 모두의 말을 반영하고 조율하는 시간을 거치다 보니, 속도는 느려진다. 그리고 이 느려진 속도로 인해 최악의 상황이 펼쳐지면, 전적인 책임은 대표가 지게 된다. 수평적 문화를 강조할수록, 이 문화와 신념이 뒷통수를 때릴 가능성도 높아진다.
“수평적 문화는 조직의 문화가 스스로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성숙된 수준에 도달하였을 때 지속 가능한 것이다.” 되게 와 닿는 표현이다.
23.03.10 ( p.144 ~ p.191 )
”고속 성장”, “혁신”, “스타트업” 모든 게 그저 하나의 트렌드라는 생각이 든다. 과거에는 창업과 새업의 본질은 같다는 말을 들으면, 마음 속에서 ”창업의 본질은 그게 아닌데!“이 튀어나왔다.
하지만, 창업의 시간이 흐르고, 여러 상황을 붙이치며 결국 내가 가진 모든 생각은 창업에 대한 환상일 뿐임을 깨달았다. 돌이켜보면, 과거의 나는 오만한 사람인 듯하다. 아마 과거의 나에게 이 말을 해도, 받아들이지 못했을 것이다. 인간은 경험하지 못한 영역을 결코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기를 맹신한다. 그나마 이제야 경험했고, 받아들였기에 다행일 따름이다.
마인드셋은 중요하다. 같은 상황을 보더라도, 어떤 마인드셋이 있는지에 따라 다른 생각을 하게 되고, 뒤따른 액션도 달라진다. 환상을 벗어던지고 현실을 보도록 노력해야지
23.03.14 ( p.192 ~ p.206 )
“좋은 서비스”와 “올바른 서비스”의 개념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좋은 서비스’는 “유저가 필요로 하는 가치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반대로, ‘올바른 서비스’는 “비즈니스 모델이 성공적으로 동작하는 서비스”다. 이 둘은 얼핏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기업은 지속 가능하기 위한 자금의 원천으로 서비스를 만든다. 즉, 서비스의 본질은 기업의 생존을 가능하게 만들 정도로 충분한 현금 흐름을 만드는 것이다. 제 아무리 유저가 열광하며 사용하는 서비스여도 비즈니스 모델이 동작하지 않으면 기업은 지속 가능하지 못하다. 즉, 좋은 서비스여도 올바른 서비스가 아닐 수도 있다.
서비스를 주제로 한 아티클을 보면, 대다수가 “유저를 이해하고, 그들의 니즈를 충족해 가치를 전달한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비즈니스 모델의 중요성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소개한 아티클은 찾기 힘들다. 그러다 보니, 서비스를 빌드할 때 가장 먼저 “가치”를 추구하는 게 당연한 현상이 됐다.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 특히 창업가라면 “유저에게 가치를 전달하는 서비스”보다 “비즈니스 모델을 작동시키는 서비스”를 중심으로 두고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23.03.15 ( p.206 ~ p.239 )
좋은 서비스는 “내가 만들고 싶은 서비스”가 아닌,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다. 서비스를 빌드할 때,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생각하며 만들지만, 사실 이는 ”상상 속의 고객“의 관점일 뿐이다. 인간은 경험하지 못한 것은 상상할 수 없다. 실제 고객이 어떠한 상황에 처하고, 어떠한 행동을 하는지 경험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서비스는 실제 고객이 아닌, 상상 속 고객을 위한 것에 불과할 확률이 크다.
그렇기에 영업은 오히려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일수록 중요한 태스크가 아닐까? 영업은 우리 서비스의 고객을 만나는 일이다. 우리는 고객의 경험을 직접 체험할 수 없지만, 그들과 이야기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다. 영업을 기피하는 서비스 직군은 올바른 서비스를 만들 수 없다고 본다.
23.03.17 ( p.239 ~ p.247 )
창업을 실패하는 이유는 너무도 많다. 서비스, BM, 고객, 방법론 등 여러 영역에서 무수히 많은 오답이 독립적으로 존재하고, 모든 문제를 슬기롭게 풀어내야지 창업에 성공할 수 있다. 하지만, 나의 현재 경험과 지식만으로 모든 문제의 정답을 알지 못하며, 나도 모르는 사이에 오답을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이전에는 눈에 보이지 않던 상황이 한 순간에 나를 집어닥칠 때, 오답을 선택했음을 깨닫게 된다. 문제 풀이 결과는 사전에 오지 않고, 한순간에 등장한다.
이 순간의 감정은 어떨까? 결국 문제를 푼 사람은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다. 자신이 완전한 오답을 채택한 걸 뒤늦게 깨달았을 때, 스스로를 향한 혐오감과 원망이 오늘따라 무섭게 느껴진다.
23.03.23 ( p.248 ~ p.280 )
창업을 성공하기 위해서 많은 요인이 필요하지만, 시발점은 “창업가의 마인드셋”이 아닐까 싶다. 여기서 마인드셋은 미래에 대한 확신, 자신에 대한 믿음과 같이 긍정적인 마인드셋이 아니라, 자기 의심, 위기 의식 같은 냉소적인 마인드셋이지 않을까 싶다.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기에 현실은 냉혹하다. 창업을 실패하게 만드는 요인은 너무도 많고, 이 실패 요인을 사전에 대처하기 위해선 끝없이 반추하며 의심을 던져야 한다.
인간은 자신이 쓰는 말에 기반해 마인드셋이 결정된다. 그렇기에 “실패해도 괜찮다”, “실패해도 부담이 없다”라는 말이 요즘 들어 꺼림직하다. 비록 이 말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의미로 쓰이긴 하나, 이 말을 자주 쓰다보면, 실패를 가볍게 볼 수도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