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10 월 ( ~ 64 )
모든 데이터를 분석할 만큼 포괄적이고 완벽한 지성은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완벽한 지성의 눈에는 불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미래는 과거처럼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질 것이다. 인간의 이성은 이런 완벽한 지성의 희미한 그림자다.
우리는 인과를 명확히 정의 내릴 수 없는 현상을 “우연”이라고 말한다. 즉, 정의의 가능성에 의해 우연인지 아닌지가 결정된다. 이때 인과의 정의는 우리의 이성에 의해 내려진다. 이러한 논리에 따르면, 우리가 우연이라 말하는 것은 그저 이성의 한계로 인해 알아내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우연은 존재하는가? 혹은, 우리의 이성적 한계를 우연이란 말로 포장하는가?
06.11 화 ( ~ 100 )
결국은 우연이 역사를 전진하게 하니까 말이다. 앞을 예견할 수 없다는 사실만이 미래와 과거를 구분한다.
우연은 불예측적인 미래의 산물이며, 불예측성은 미래를 과거와 현재로부터 구분하게 만든다.
06.12 수 ( ~ 160 )
우리의 존재는 우연의 산물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다윗의 진화론은 모든 존재가 우연에 기반해 탄생함을 보여준다. 형질이 변화된 유전자가 우연히 탄생했고, 이 유전자가 우연히 환경에 유리했으며, 이를 지닌 객체가 우연히 생존했다.
일부 사람은 ’나‘라는 존재가 어떠한 뜻을 이루기 위해 태어났다고 믿는다. 이와 반대로, 다윗의 진화론은 우리의 삶이 그저 우연에 의해 탄생했다고 말한다. 흡가, 나라는 존재의 탄생 자체를 씁쓸하게 만드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여기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 해석을 해보면 어떨까?
나라는 존재가 그저 우연에 의해 탄생한 존재라는 데 해석을 그치기보다, 탄생은 우연이지만 생애에 목적과 뜻을 부여하는 것은 나라는 해석이 더 매력적이지 않은가? 우연의 탄생과 자유 의지의 생애,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해석이다
06.13 목 ( ~ 172 )
당신이 기대할 수 있는 최상의 결정은 가장 최악의 것을 피하는 것이다.
선택의 갈림길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이 옳은지 알지 못한다. 각 선택지의 결과는 수많은 변인이 얽혀서 나타나며, 이들을 모두 알지 못할 뿐더러 설련 알더라도 모두를 종합해 결정을 내리는 능력을 지니기도 힘들다. 그렇기에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 피하는 것만이 오히려 가장 최상의 결정일 수 있다.
06.17 월 ( ~ 206 )
가능성이 많은 환경 속에 있는 사람은 개별적인 우연의 영향을 덜 받는다.
우리가 느끼는 ‘기회’는 환경적 기회와 우연적 기회의 합이다. 전자는 자신이 놓인 환경에 의해 만들어진 기회며, 후자는 오로지 우연에 의해 만들어진 기회다. 우연적 기회가 존재하는 덕분에 약자는 최소한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환경이 좋은 자일수록, 환경적 기회가 많어진다. 이들에게 우연적 기회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이미 환경적 기회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열악한 환경에 놓인 자는 환경적 기회가 적다. 결과적으로, 이들은 우연적 기회에 크게 의존할 수 밖에 없다. 꽤나 씁쓸한 명제다. 누군가에게는 우연만을 믿으며 기회를 기다려야 한다니 말이다.
06.19 수 ( ~ 244 )
우리는 끊임없이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는 환상을 가진다
인간은 자신이 관측핰 상황과 현상을 틀에 담아 해석하길 원한다. 자신이 수집한 정보 사이를 연결 짓고, 관계에 정의를 내린다. 다만, 정보가 부족하거나 인과가 없기에 관계를 규정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틀이 존재하지 않는 순간, 인간은 받아들이지 못하고 ‘운명’이라는 말로 회피한다.
06.21 금 ( ~ 271 )
이처럼 하나의 사건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사건 자체가 아니라 사건에 대한 시각에 달려 있다.
특정한 상황을 볼 때 누군가는 “운명”을 말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우연”을 말한다. 해석에 상상과 가치를 더할 것인가? 아니면 사실만을 볼 것인가? 상상으로부터 집어 먹히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06.24 월 ( ~ 341 )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때로 실수를 저지르고자 하는 용기가 도움이 된다
앞에 놓인 선택지 중에서 어떤 게 좋고, 나쁜지 알 수 없다. 선택에 따른 결과가 나타나기까지 무수히 많은 요인들이 영향을 끼치고, 이들을 모두 고려해 예측할 수조차 없다. 결국, 미래를 통제하지 못한다는 두려움으로 선택을 내리지 못한다. 하지만, 선택을 내리지 못한다는 말은 어떤 행동도 할 수 없을을 뜻한다.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건 용기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