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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잡스의 프레젠테이션

기간
2021/06/29 → 2021/07/10
분류
경영
한 줄 요약
본질과 핵심 요소를 단번에 느끼게 만든다. 앞으로 할 이야기를 언급하고, 마지막에 핵심을 다시 요약해서 말한다.
저자 및 출판사
김경태 / 멘토르
평가
⭐️⭐️⭐️⭐️

Steve Jobs, 2005-10 iPod 5G Intro Presentation

One Image + One Bold Text

Apple의 핵심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심플(Simple)이다. 겉으로 봤을 때 간단해 보이지만, 막상 들여다보면 본질과 핵심이 응축 됨을 직관적으로 느낀다. 스티븐잡스의 프레젠테이션에 애플의 아이덴티티가 그대로 담겨있다. 아니, 오히려 스티븐잡스의 아이덴티티가 애플에 녹아져 있는걸까?
스티브잡스의 PPT 슬라이드는 모두 비슷한 구성을 갖는다. 바로, 1Page = 1 Image + 1 Bold Text다. 그 외 텍스트는 존재하지 않는데, 대학교 발표 PPT와 사뭇 다르다. 부연 설명 텍스트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스티브잡스가 해당 슬라이드에서 어떤 정보를 전달하고 싶은지 이해한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본질과 핵심 요소에 몰입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미지와 텍스트를 본 고객은 본질과 핵심 요소를 단번에 알아내고, 자연스럽게 파생 요소들을 연상한다. 학교 PPT에서는 부연 설명 텍스트가 이 파생 요소들을 설명했다면, 스티브잡스의 PPT는 고객이 직접 파생 요소를 생각하게 만든다.
히라켄야의 <디자인의 디자인>에서 무인 양품의 아이덴티티를 "비어 있는 그릇"이라고 설명했다. 무인양품은 빈 그릇을 고객에게 내줄 뿐이고, 이 안을 채우는 건 고객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은 스티브잡스의 PPT가 추구하는 게 무엇인지 가장 잘 대변한다.
스티브잡스의 접근은 매우 효과적임과 동시에 어렵다. 위와 같은 일이 가능하려면, 청자에게 본질과 핵심 요소를 의식을 갖고 해석하는 일 없이, 바로 받아들이게 만들어야 한다. 청자가 이미지와 텍스트를 보고, "과연 이게 의미하는게 뭐지?" 를 의식하고 의미에 대해 해석하는 순간, 모든 게 멈춰버린다. 몇 초의 시간을 쏟아서 해석을 했을지라도, 파생 요소의 연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개요 → 본문 → 요약]으로 이야기를 전달한다.

화자는 PPT를 준비하면서 많은 정보를 습득하고 분석했다. 하지만 청자는 상황이 매우 다르다. 청자는 발표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갖고 있지 않다. 화자가 당연하게 생각한 정보도 청자에겐 처음 듣는 이야기다. 또한, 긴 발표 시간 동안 청자는 모든 정보를 습득해야 한다. 동시에 청자가 처리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은 한정됐다. 따라서, 화자는 청자가 모든 정보를 습득하게 만들기 위한 배려를 해야 한다.
스티브잡스의 발표는 약 1시간 가량 진행되지만, 그가 말하는 게 귀에 쏙쏙 들어온다. 이는 그가 각 슬라이드마다 [개요 → 본문 → 요약] 순으로 구성해서 말하기 때문이다. 본문 앞뒤로 있는, 개요와 요약은 모두 청자의 정보 동기화를 위한 수단이다.
1.
개요 : 앞으로 어떤 것을 말할지 암시하고, 미리 준비하게 만든다.
2.
본문 : 지금 슬라이드에서 다루고자 하는 내용을 말한다.
3.
요약 : 본문의 핵심을 다시 되집어 줘서, 청자가 놓친 부분 없이 완전히 이해하게 돕는다.

핵심 = 이 제품이 청중에게 의미하는 것

고객이 제품을 구매하는 이유는, "이 제품이 내가 필요한 효용을 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가령, 디자이너들은 맥북이 디자인 작업물의 색을 있는 그대로 구현하고, 빠른 작업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기능과 효용은 전혀 다른 개념이다. 기능은 효용을 만들기 위한 수단일 뿐이고, 효용 그 자체가 목적이 된다.
청자는 화자만큼의 정보를 갖고 있지 않는다. 많은 정보를 갖고 있는 화자는 '이 기능을 쓰면 당연히 이 효과를 얻을 수 있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청자는 제공하는 기능이 자신이 원하는 효용을 이루어내는지 알 도리가 없다. 기능 정보만을 들은 청자는 자신만의 해석의 과정을 거치는데, 이는 청자의 흥미를 떨어트리는 요인이 된다. 실제로 구매 심리학에도 고객의 구매를 장려하기 위해선, 즉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효용을 제시히라고 말한다. 따라서, 발표에 앞서서 청자의 분석이 반드시 요구된다. 청자가 어떤 효용을 얻고 싶은지 알아내고, 이에 맞춰 발표를 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