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부정하게 된다면, 존재성은 추구해야 할 가치일까?
인간의 삶은 존재성을 위한 투쟁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누굴까?' 란 질문을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던지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나'라는 사람을 만들어 간다. 경험을 통해 내가 싫어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알아내고, 추구하는 가치와 지향점을 알아낸다.
오이디푸스 왕은 진실에 도달했을 때 자신을 파멸시킬 수 있음을 앎에도 불구하고, 이를 향해 나아간다. 학계에서는 이러한 점에 주목해, 오이디푸스 왕의 이야기를 자신의 존재성을 위한 인간의 투쟁이라고 묘사한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은 "이런 비극적 결말을 맞이할 때도 우리는 존재성을 입증해야 하는가?" 였다.
그는 '나'라는 사람을 앎과 동시에, 혐오하고 부정한 대상이 '나'라는 것도 알게 됐다. 물론, 존재성이 가치 중립적 개념이지만, 결국 스스로를 부정하게 됐다. 이러한 존재성은 추구해야 할 가치일까?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을 읽었을 때, 우울한 감정이 다시 자리잡았다.